[사람과 이야기] 서울대 합격한 수능 최고수준 임수현양 공부 방법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100점)을 받은 임수현(17·통영 충렬여고 3년·사진)양이 10일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했다. 수현양은 "대학에 가면 경제학 공부와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본지 9일자 A11면〉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교수는 "'학교 공부에 충실했다'는 학생들이 종종 있지만, 수현양이야말로 보기 드문 '공(公)교육 순도 100%'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수현양이 다니는 충렬여고는 경남 통영에 있는 고교 5곳 가운데 중위권 학교다. 농어촌 마을이어서 주변 환경도 열악하다. 실업계 고교였다가 2000년부터 인문계열 학생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 최상위권 학생이 나오기 어려운 여건이다.

수현양은 공교육에서 할 수 있는 기초·심화학습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수현양은 고교 1학년 때부터 학내 논술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1주일 1회 문학·철학·사회 분야의 지정도서를 읽고 2시간 동안 토론했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1시간 30분 정도 논술을 연습했다. 수현양은 "1·2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논리력을 키웠다"며 "그때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학교는 우수 학생들을 위해 심화학습 기회를 제공했다. 수현양은 통영시가 학원 강사들을 섭외해 주말에 운영한 영재학습반(수학·영어)과 기숙사 심화반에 참여했다. 수현양의 담임 최종렬(40) 교사는 "심화반에서는 수업에서 다루기 어려운 고난도 문제를 풀게 했다"며 "학생들이 언제든 교사를 찾아와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현양은 "매일 자기 전 다음 날 공부할 과목과 분량을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며 "매일 밤 '실천하자'고 다짐 또 다짐했다"고 했다. 수능 연계율이 높다는 EBS 강의는 발췌독하듯 필요한 부분만 찾아보며 시간을 절약했다. 수현양은 "야간 자율학습 때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차례로 정독(精讀)했다"며 "교과서에 있지만 참고서엔 없는 내용은 참고서에 메모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옮겨 적었다"고 말했다. 직접 손으로 쓰고 교과 내용을 반복적으로 익히면서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서울대 상대 총동창회 홍용찬 회장은 10일 "어려운 형편을 딛고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수현양이 대견하다"며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일정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면 상대 동창회의 향상장학회를 통해 4년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