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윤현 이사장 "인권 없는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인권운동은 국가나 민족을 떠나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일입니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 인권을 외면한다면 그건 잘못입니다."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인 10일 '2010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수상한 윤현(81)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인권과 시민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통일 후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된 20만명에 이르는 정치범과 그 가족들이 '우리가 죽어갈 때 당신들은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윤 이사장의 인권상 수상을 놓고, 좌파 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국내 인권문제는 외면한 채 북한 인권에만 관심을 가진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윤 이사장은 40여년 오직 '인권'이란 가치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온 인권운동의 산 증인이다. 윤 이사장은 1970년 '오적(五賊)' 필화(筆禍) 사건의 김지하 시인 구명운동을 계기로 국제앰네스티와 인연을 맺고, 1972년 앰네스티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했다. 1981~1985년까지 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내며 국내 정치범과 양심수를 위한 구명운동과 무료 변호, 영치금 지원사업 등을 벌였다.

윤 이사장은 1996년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고 판단하고 북한 인권운동에 눈을 돌려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창립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 인권문제를 다룬 계간지 '생명과 인권'을 한국어, 영어, 일어로 발간해 각국의 의회와 유엔 등 국제기구에 보내고 있다. 1999년 조선일보와 함께 북한인권문제에 관한 최초의 국제회의인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를 개최한 이래 올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10회 국제회의를 열었다. 2006년엔 아시아인권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