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자회사를 퇴직한 박씨는 퇴직금으로 주식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K증권회사의 직원 김씨가 박씨에게 자신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하면 투자금에 대해 연 12%의 이자와 연 6%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제의했다. 박씨는 이를 수락하고 김씨로부터 그와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받은 다음 증권회사에 자신의 명의로 5000만원의 거래계좌를 개설하고 김씨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했다.
그런데 김씨가 박씨의 예탁금으로 주식투자를 한 결과 전반적인 주가의 하락으로 이익은커녕 2000만원의 투자손실이 발생했다. 분노한 박씨는 김씨에게 이의를 제기했으나 김씨는 주식 시황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을 하고 있다. 박씨는 김씨가 보장한 수익 및 투자원금 손실 등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A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55조는 투자자에게 일정한 이익을 보전하여 줄 것을 사전에 약속하는 금융투자업자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자가 이런 약속을 하며 고객을 유치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손실이 발생하여 분쟁이 일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피해를 입은 투자자를 위해 소송지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위와 같은 수익보장약정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정한 증권거래질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대법원94다38199판결 등). 따라서 박씨는 김씨로부터 보장받은 수익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투자수익보장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부당한 권유행위에 해당(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9조)되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가능하다.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다. 권유를 하면서 경험이 부족한 일반 투자가에게 거래행위에 따르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고객의 투자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경우에 해당돼야 한다(대법원 99다44588판결 등). 이 경우 투자를 권유한 김씨뿐만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K증권회사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민법 제756조).
손해배상의 범위는 일반적으로 부당권유가 아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고객의 투자금 손실이 될 것이다. 위 경우 박씨는 투자손실액 2000만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는 투자내용·수익·위험성 등을 사전에 알아보고 투자여부와 투자금액 등을 결정해야 하고, 증권회사 직원의 무리한 거래를 방지해야 할 책임이 있으므로,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을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대법원 2000다30943 판결 등). 이 경우 법원은 박씨의 투자손실액에서 박씨의 과실비율을 제외한 금액을 김씨와 K증권사가 연대하여 박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씨에게 과실이 20% 존재한다면 400만원(=2000만원 X 20%)을 공제하는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