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리듬체조의 손연재'다

　열여섯의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는 앳되지만 당차다. 10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휠라 사인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손연재는 '제2의 김연아'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또렷하게 밝혔다. "연아언니와 비교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지만, 종목도 다르고 그러니까 그냥 저는 '리듬체조의 손연재'로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입학도 전인 여섯살 무렵 취미 삼아 시작한 리듬체조는 열여섯 그녀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10년 넘도록 혼신의 힘과 열정과 시간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손연재의 장점을 물으면 그녀의 코치들은 이구동성으로 답한다. "연재는 무엇보다 리듬체조를 정말 좋아해요. 욕심도 많고요. 정말 좋아서 한다는 게 느껴지죠."

　그런 손연재가 '피겨퀸' 김연아와 한때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함께 아이스쇼 오프닝 무대에 서고, '제2의 김연아'로 부각되면서 피겨스케이트 선수로 오해를 받은 적도 꽤 있었던 모양이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최초의 동메달을 따낸 '리듬체조의 손연재'는 얼마 전 트위터에 깜찍한 메시지를 남겼다. "아,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거 있어요!… 저 피겨스케이트 선수 아니구요. 리듬체조 선수입니다. 절 피겨스케이팅선수로 알고 계시는 분 많더라구요."

　그래서일까. 그녀의 사인에는 언제나 자랑스런 'RG' 이니셜이 따라붙는다. 'Rythemic Gymnastics' 리듬체조의 손연재라는 뜻이다. '제2의 김연아'도 '피겨스케이트' 선수도 아닌 리듬체조의 손연재,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희망이라는 뜻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