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노선 아주 중요… 기내식도 김치·갈비찜 내죠"

"두바이의 위기는 글로벌시티로 거듭나는 과정이죠. 에미레이트 항공은 작년 순익이 전년 대비 351%에 이릅니다."

지난 6일 두바이에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 에미레이트 항공사에서 만난 리처드 주스버리(Ri chard Jewsbury·39) 동아시아·대양주지역 부사장은 자신이 넘쳤다. 세계 항공업계가 불황에 허덕이고 두바이마저 경기 침체로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런던·뉴욕·파리 모두 역경이 있지 않았느냐. 문제없다"고 했다.

두바이 공항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 창 밖으로 '하늘 위의 호텔'이라는 항공기 A380(프랑스 에어버스사 제조)이 쉴 새 없이 뜨고 내렸다.

A380은 세계 유일의 전체 2층 구조와 샤워실·바·라운지 같은 편의시설을 갖추었고, 521명이나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여객기다. A380이 동북아 최초로 국내에 취항한 지 14일로 1주년을 맞는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 기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90대·주문량 75대 포함) 보유한 항공사로, 지난해 파리나 베이징 등에 앞서 인천 노선에 취항시켰다. 주스버리 부사장은 "한국은 무역·건설 등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상대국"이라며 "수요에 맞춰 편 수를 더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외항사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이 가장 많다. 700여명에 이른다. 그는 "김치·된장국·갈비찜 같은 한식을 기내식으로 내고 있다"며 "인천 노선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 7회 운항하는 인천~두바이 노선은 탑승 시각도 전략적이다. 자정 직전에 인천공항을 떠나 새벽 5시쯤 두바이에 도착한다. 주스버리 부사장은 "한국에서 하루 일을 모두 마치고 비행기를 탄 뒤 두바이에 도착해서도 온전히 하루 일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에미레이트 항공의 좌석점유율은 78%로, 업계 최상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