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경계감 충돌해
주가 2000의 '고개'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증시의 기세만 보면 단숨에 고개에 올라설 듯하다가 뒷심 부족으로 쉬어가기 일쑤다.
13일도 마찬가지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45포인트(0.53%) 오른 1996.59를 기록하며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0선과는 불과 3.41포인트 차다. 지난 2007년 11월 9일 기록한 2043.19 이후 최고점이다.
현재 주식시장에 이렇다 할 악재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감세 연장안 영향을 받아 유동성(流動性·자금)의 힘으로 증시가 움직이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의 긴축정책도 인플레 방지를 위한 통화정책에 그칠 뿐 경기위축을 초래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망설이고 있다. 2000선에 다가서자 일단 차익부터 챙기려는 심리도 강하다.
이날도 국내 기관은 600억원을 순매도(전체 매도금액에서 매수금액을 뺀 것)했다. 나흘 연속 순매도다. 주춤하는 듯 보였던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도 재개되고 있다.
2000선에 대한 기대감과 경계감이 충돌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비교적 안전한 대형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이날도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차 등 시가총액 1·2·3위 종목들이 모두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을 주도했다. 은행·증권 등 금융주(株)도 주목받았는데 M&A(인수·합병) 이슈에 경기회복으로 인한 주가상승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가 2000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본격적인 2000 시대로의 진입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