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문학상 휩쓴 서울대 글쟁이 "전공 공부할지 작가가 될지 고민"

"초등학생 때부터 작가를 꿈꾸긴 했는데…. 앞으로 중국문학을 계속 공부할지, 아니면 작가가 될지 고민이에요."

올해 서울대 대학신문이 주최한 '대학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은 윤지양(28·중어중문학과 박사과정)씨는 "작가가 되는 길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윤씨는 서울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올 대학문학상에서 소설 '맨홀에 빠지다'로 대상을 받았다. 동시에 시(詩) 부문에서도 작품 '목마'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윤씨는 학부 4학년이던 2006년에도 대학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영화평론 부문 우수상으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에 대한 글이었다.

대학문학상은 해마다 4개 부문에서 공모한 뒤, 부문과 상관없이 대상 한 편을 선정하고 부문별 우수상과 가작을 뽑는다. 윤씨의 경우, 희곡을 제외한 3개 부문을 석권한 셈이다.

소설 '맨홀에 빠지다'는 길을 걷다가 맨홀에 빠진 한 남성이 이미 맨홀에 들어와 있던 여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다루었다. 주인공은 '왜 내게 이런 일이?'라고 고민하며 열심히 출구를 찾지만, 여자의 도움을 받아 '출구'가 자신이 빠져들어 온 '입구'임을 깨닫는다.

"인간이 고난에 처했을 때 누군가와 싸우거나 대립하는데, 그 상황은 극복 대상이라기보다 자기 선택의 결과임을 말하고 싶었어요." 윤씨는 "시 '목마'는 지난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보냈던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놀이기구 목마를 태워주던 '목마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의 소설을 심사한 국어국문학과 권영민 교수는 "상상력이 기발하고 독특하다 "며 "더 분발해서 한국문학을 빛낼 재목으로 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씨는 "아직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작품을 많이 쓰긴 힘들지만 등단을 목표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