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당시 코스피지수 2000을 이끈 뒤 이듬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조선주(株)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황 호조와 선박수주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7500원(1.80%) 오른 42만4500원에 마감했다. STX조선해양(2.55%), 삼성중공업(3.20%), 대우조선해양(3.52%), 현대미포조선(3.60%) 등도 2~3%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37개월 만에 2000을 넘어섰던 지난 14일에도 조선주는 5~9% 급등했다. KRX조선지수(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STX조선해양 등 10개의 조선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는 최근 7일 연속 상승했고, 이달 들어 1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9%)을 크게 웃돈다.
올 들어 KRX조선지수는 88.59% 올랐다. 올 한 해 한국 증시를 이끈 자동차(71.23%)·에너지화학(64.09%)보다도 상승률이 높고, 업종 가운데 1위다. 다만 자동차·에너지화학주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반면, 조선주는 2008~2009년의 급락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서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덜 받았다.
현대증권 이상화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업체들이 잇따라 선박 수주에 성공하면서 조선업황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15일 미국 프라이드사로부터 5억5000만달러 규모의 원유 시추선박인 드릴십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14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동남아 국가로부터 해군 함정 5척을 10억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과 STX조선해양도 신규 수주 등을 발표했다.
내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최근 조선주는 중장기적으로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증권 이상화 연구원은 "내년에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겠지만 사상 최대 호황을 기록한 2007년 수준까지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