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도 충분히 야전성 갖추고 있다"

"지금은 보병이 깃발 꽂는 시대가 아닙니다. 달라진 전투 환경 속에서 여군은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16일 우리 군 역사상 첫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으로 선발된 합참 민군작전과장 송명순(52·여군 29기) 대령은 여군에서 손에 꼽히는 작전통이다. 대구 경북여고를 나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1년 임관한 뒤 1군사령부·특전사령부 여군대장, 육군 여군대대장, 육군훈련소 제25교육연대장, 제2작전사령부 민사심리전과장, 연합사 민군작전계획과장 및 민군작전처장 등을 지냈다.

송 대령은 내년 1월 1일자로 준장으로 진급하며 임기제 진급이어서 2년간 재직하게 된다. 국방부는 송 대령이 영어에 능통하다는 점을 감안, 합참 해외정보차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창설된 여군에서 장군은 간호병과에서만 나왔다. 2001년 이후 2년에 한 번씩 간호병과 출신 장군이 배출되고 있다. 현재 여군은 6350여명이다.

송 대령은 이날 장군 진급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역량을 떠나 60년 역사를 통해 여군이 군에 기여했던 점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들과 현재 군에 있는 여군 동료들, 올해 창설된 여군 ROTC 후배들, 이 모든 사람의 역량을 국가가 높이 평가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군 장군 탄생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늦었지만 지금이 분위기를 바꿀 때"라며 "여군 후배들은 많은 준비가 돼 있고 의무가 아닌 지원이어서 각오도 남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장소에 활용하면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령은 "여군 후배들은 충분히 야전성을 겸비하고 있고 남군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똑같이 검증받아 진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은 민군작전 분야 등에 여군이 많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군을 활용할 여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령은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나 스스로 군에 왔기 때문에 부여된 임무에 대해서는 힘들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최선을 다했다"며 "다만 양육문제는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힘들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 특성상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고, 훈련 많고, 야근 많고 지금처럼 비상대기할 때는 막막하다"면서 "(아이를 키울 때는) 봉급 받아 아이 돌보는 데 다 썼고,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송 대령의 남편은 육군 항공병과 중령으로 내년 12월 전역할 예정이다. 송 대령은 "내가 먼저 대시해 남편을 잡았다"며 "남편은 하늘보다 높은 것이 지아비라고 늘 주장하기 때문에 군복을 같이 입고는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남편의 외조에 대해서는 "젊었을 때는 안 해주더니 중령을 단 뒤부터 외조를 잘 해주더라"고 말했다. 1985년 결혼해 대학 3학년 딸과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송 대령은 "아들이 나중에 해병대에 가겠다고 했다"며 "아들의 뜻을 살려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