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땀방울

〈제4보〉(44~55)=2005년 제10회 대회 개막식장. 한국기원 관계자가 조선족 출전기사라며 소년 한 명을 소개했다. 퍄오원야오(朴文堯)라고 자신을 소개한 17세 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1승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대회서 당당히 3승을 거두며 4강까지 진출했었다. 어린 나이, 이색적 출신성분, 첫 출전서의 쾌속질주 등으로 인해 퍄오는 단숨에 '바둑계 샛별'로 떴다.

46으로 백의 좌우 미생마가 랑데뷰한 데까지는 필연. 흑도 47을 선수(先手)한 뒤 49로 껴붙인 수가 맥점이다. 50으로 참고1도 1은 중원의 백세가 엷어져 안 좋다. 얼핏 굴복 같아 보이지만 52로 물러나 빨리 안정한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다.

53, 55가 최철한의 뛰어난 행마감각을 보여주는 수순. 55로 '가'에 잇는 것은 참고2도 8까지 백이 대세를 장악하게 된다. 참고2도를 보자. 흑A, 백B 교환이 흑의 권리라고 볼 때 흑은 1로 잇는 대신 8의 요소(要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퍄오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