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병원도착 평균 13시간44분

뇌졸중은 '3시간'이 생사를 좌우하는 질병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뇌졸중 환자들은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824분(13시간44분)이나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201개 뇌졸중 진료기관(대학병원급) 평가결과 뇌졸중 환자 중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비율은 43.3%에 그쳐 2008년 조사(49%)보다 5.7%포인트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는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도 어렵고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다. 즉, 올해 발생한 뇌졸중 환자 10명 중 6명꼴로 병원을 늦게 찾아 편측 마비 등 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증상 발생 후 응급실에 도착한 시간의 중앙값(전체 중 가운데값)은 243분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신경과)는 "2009년 외국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뇌졸중 증상 발생 후 응급실 도착시간의 중앙값은 180~240분 사이에 있다"며 "우리는 다소 늦은 편"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는 53.6%가 3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반면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29.7%만 3시간 이내에 도착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균 시간이 824분이나 된다는 것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밤사이 증상이 나타나 발견이 심하게 늦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천의대 양혁준 교수(응급의학과)는 "뇌졸중으로 인해 입이 돌아갔는데도 한의원을 돌아다니다 온 경우도 있다"며 "뇌졸중 증상을 잘 모르다 보니 환자의 60~70% 이상이 3시간을 넘겨 응급실에 도착한다"고 했다.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해 계속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2005년 44만명→2009년 53만명).

대한뇌졸중학회는 ▲한쪽 팔·다리를 움직이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감각이 떨어짐(편측 마비)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게 됨(언어 장애)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임(시각 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이 생기며 속이 울렁거림 등의 5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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