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나눔

수감 중인 사형수가 형편이 어려운 환자의 개안(開眼)수술에 보태달라며 대학병원에 성금을 기탁했다.

영남대병원은 "지난달 중순 후원금 업무를 담당하는 병원 사회사업팀 앞으로 대구교도소에 수감된 50대 재소자 이모씨로부터 편지가 한 통 왔다"고 말했다. 삐뚤빼뚤한 글씨가 빼곡하게 적힌 2장의 편지지엔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TV나 신문을 통해 눈이 안 좋은 분들이 넉넉지 못한 형편 탓에 수술 시기를 놓쳐 결국 실명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았다"며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을 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적혔다. 이어 "저로선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이 이웃을 돕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며 "실천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했다.

병원 사회사업팀은 감사의 인사말을 담은 답장을 보냈고, 이씨는 얼마 뒤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리고 지난 3일 병원 후원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대구교도소 관계자는 "어느 교회에서 매달 20만원씩 보내주는 영치금을 조금씩 모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영남대병원은 "이씨는 교도소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에게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고, 그 자원봉사자가 우리 병원을 소개해준 것"이라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수술비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