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머니까지 터는 이유요? 관람객들의 웃음 때문이죠" [정정내용 있음]

"조각공원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하나예요.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웃음. 일상 공간과는 전혀 다른 곳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유쾌한 당혹감 때문입니다. 그 웃음을 보는 게 예술가로서 큰 보람이죠. 그 기쁨을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요."

홍익대 조소과 오상욱(52) 교수는 2007년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청도 서울조각공원'을 만들고 있다. 2만5000㎡(약7500평) 부지에 오 교수의 대형작품 50여 개를 들이고, 다른 국내·외 작가의 작품도 50여 점 전시된다. 그가 사재 10억원을 털어 시작한 이 조각공원은 현재 절반 정도 진행됐으며 3년 안에 완성될 예정이다. 부지의 25%는 오 교수가 사들였고, 나머지는 50년 임대로 얻었다.

그가 조각공원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강원도 평창의 한 폐교를 활용해 '평창무이예술관'을 열어 자신이 제작한 80여 점의 대형 야외조각과 150여 점의 소품 조각을 전시했다.

정부예산 7억원에, 사재 15억원을 더했다. 입장료(대인 3000원, 소인 2000원) 수익은 임대료와 공원 관리에 들어간다. 10년간 40만 명이 이 공원을 찾는 것을 보고, 이번엔 수출에 나선 것이다.

"얼마 전 G20 정상회담이 서울서 열렸지요. 한국이 경제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 리더도 돼야 한다고 봐요. 세계 100대 도시에 조각공원을 세우면 어떨까 싶어요. 조각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상품을 선보여 우리 문화를 전하는 베이스캠프로 활용하자는 거죠."

그의 당장의 꿈은 해외에 적어도 3개의 조각공원을 여는 것이다. 현재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와 미국 인디애나주 밀빌시에서 조각공원 조성에 관한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이다. 두 곳 모두 현지 투자자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조각공원은 정부 혹은 대기업이나 하는 것이라며 많이들 말렸지요. 하지만 조각가가 자기 조각공원을 갖는 것은 로망입니다. 주변에 공원이 들어서서 싫다는 사람도 못 봤어요. 거기에 전시된 제 작품이 사람들에게 여유와 기쁨을 준다면 큰 영광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