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소방관' 된 집보험

화재(火災)를 비롯, 도난이나 상해 등 가정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주는 가정종합보험(집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바뀐 실화(失火)책임법이 시행되면서 집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즉, 이전까지는 실수로 불을 내 옆집 등에 피해를 입혔더라도 중대한 과실(過失)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했으나 이제는 잘못의 경중(輕重)을 떠나 책임이 있다면 피해를 물어내야 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실화책임법 시행 이후 화재뿐 아니라 붕괴 및 침수, 누수, 도난, 상해 등 집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보장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집보험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실화 등에 따른 배상 보장이 핵심

집 보험의 가장 핵심 기능은 화재로 인한 손해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특히 실화책임법 개정에 따라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자신의 과실로 옆집에 불이 났을 경우 보상 한도 내에서 실제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것은 물론, 화재 발생에 따른 벌금도 대신 내준다. 특히 화재로 인한 피해에는 사망위로금, 화상수술(진단)비 등도 포함돼 있기 마련이다. 주택에 대해선 화재뿐만 아니라 붕괴, 침수 등으로 인한 재산손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보험계약 시 기재한 귀금속 같은 중요 물품에 대해선 도난당했을 경우에 보상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도난사고가 발생할 경우엔 보통 현관문 잠금장치가 파손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잠금장치 교체비용을 지급해주는 곳도 많다. 또 아랫집과 분쟁이 생기는 대표적인 사례인 상수도 누수에 따른 피해도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기본 보장사항에 포함시키고 있다.

가정종합보험의 보험료는 계약기간, 책임 보장한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많이 가입하는 계약조건을 기준으로 보통 3만~5만원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만기시 사업비 등을 제외한 금액을 환급해 주고 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이보다 더 적다. 특히 일부 상품은 해지환급금의 일부를 보험계약 기간 중에 수시로 인출해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부모님 댁 화재, 운전 중 과실도 보장

최근 보험사들은 가정종합보험이란 이름에 걸맞게 각종 부가혜택들을 종합적으로 늘려가는 추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피보험자(보험대상자)를 계약자 본인 가정은 물론, 부모님 등으로 확대해주는 것이다.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 하이홈종합보험'은 한 건의 계약으로 본인·부모·배우자의 부모 등 세 군데 주택에 대한 재물손해와 배상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삼성화재·롯데손해보험·그린손해보험도 특약 등을 통해 본인 주택 외에 부모 혹은 자녀의 주택에 대해서도 피해를 보상해준다.

메리츠화재의 'M-House보험'의 경우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보장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즉 교통사고처리 지원금 최대 3000만원과 벌금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 면허 정지위로금(일당 2만원)과 면허 취소 위로금(200만원)도 지급한다.

롯데손해보험의 '해피하우스보험'은 교통사고에 대한 지원과 함께 강력범죄 발생에 대한 보장을 대폭 강화했다. 즉 강력범죄로 인한 사망시 1억원을 보상해주고, 상해로 인해 장해를 입었을 경우 최고 5000만원을 지급한다.

집 보험 계약자에게 다른 상품에 대한 할인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LIG손해보험은 가정종합보험 계약자가 진드기 제거 등 집안을 대대적으로 청소해주는 홈 클리닝 서비스를 받을 경우 시중가 대비 5~17%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삼성화재는 홈 클리닝서비스를 10~40% 할인해주는 한편, 보험계약자가 포장이사를 할 경우에도 가격을 할인해주고 있다.

보다 틈새를 노린 혜택을 제공하는 보험사들도 있다. 흥국화재는 '행복누리홈종합보험' 가입자가 월 100원 미만의 비용만 추가로 부담하면 보이스피싱(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해준다. 단, 피해 사실이 관할 경찰서에 신고된 경우에 한해 보상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