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中, 금리 기습 인상… 연말 글로벌 증시에 복병

글로벌 증시가 폐장일을 일주일 앞두고 '중국의 기습적 금리 인상'이라는 복병(伏兵)을 만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저녁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란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로 각종 시장금리의 기준이 된다. 이번 인상으로 중국 내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0%에서 2.75%로, 1년 만기 대출 금리는 5.56%에서 5.81%로 각각 올라갔다. 인상된 금리는 26일부터 적용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물가 급등이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분석했다.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1%로 최근 28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올 들어 두 번째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월 19일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중국 내에서는 인민은행이 지난 10일 올 들어 6번째 지급준비율(금융기관이 예금총액 중 현금으로 보유해야 할 비율) 인상을 단행한 만큼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이 같은 예상을 뒤엎은 것으로 중국 당국이 내년 부동산 시장 거품 차단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대응을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6일 관영 중앙인민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연속으로 6차례 지준율을 올리고, 2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과다하게 풀린 돈을 줄여 경제 성장에 적절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억제할 완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지난해 밝힌 대로 임기 내에 부동산 가격을 합리적 수준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다짐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후샤오렌(胡曉煉)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24일 금융기관 관계자 회의에서 "시장에 유동성(현금 흐름)이 과다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해 물가 억제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긴축기조를 강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될 경우 당장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이 앞으로 (중국 내) 소비와 (한국 기업들의) 수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앞으로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고,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이 긴축기조를 강화하면 투기적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 원자재 관련주의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