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1포인트(0.37%) 내린 2022.19에 마감했다. 하락은 했지만 폭이 크지는 않았다. 전 세계 증시의 복병(伏兵)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비하면 크게 선전(善戰)한 셈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밤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란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로, 시장금리의 기준이 된다.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중국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지고 글로벌 자금도 아시아에서 돈을 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한국 증시는 우려와는 달리 선전했다. 장 막판 기관투자자들의 매도로 하락세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에는 오히려 주가가 5포인트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16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환 시장에서도 중국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감지되지 않았다. 중국의 긴축 우려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이날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오히려 전날보다 1.8원 내린 1149원에 마감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 평균이 0.75% 상승하고, 대만 증시도 0.35% 상승하는 등 해외 증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의 긴축 우려가 이미 낡은 이슈였기 때문에 이날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상하이 종합지수는 한국 증시가 마감할 무렵 때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그 이후 "금리 인상을 해도 물가를 잡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결국 1.9%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중국이 신규 대출을 억제하면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중국 내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중국 금리 인상을 기회로 삼는 투자방법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먼저 "인플레이션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중국은 12월 한 달 새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차례로 인상했는데,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상승할 때는 원자재 가격도 오르는 만큼 원자재 상승의 수혜주, 기준금리 인상에 수혜를 얻는 은행과 보험 업종에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증권사들은 고려아연·LS·풍산·황금에스티·SK에너지·S-Oil·GS·대우인터내셔널·LG상사·삼성물산 등을 추천종목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중국 소비에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내수를 진작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긴축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