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엔… 듣는 즐거움 7번

2011년, 음악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세계적인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스케줄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상반기는 리카르도 샤이(Chailly)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정도가 눈에 띄고, 하반기에 공연이 몰려 있다. 11월엔 사이먼 래틀(Rattle)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Ashkenazy)의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유리 테미르카노프(Temirkanov)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3곳이 맞붙는다. 레퍼토리도 늘 하던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에서 브루크너와 말러, 베를리오즈로 확대됐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Barenboim)이 이끄는 서동시집 오케스트라(西東詩集·West-Eastern Divan Orchestra)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全曲·9개) 연주는 내년 여름을 뜨겁게 달굴 최고 기대작이다. 바렌보임은 1984년 파리 오케스트라와 한국을 방문한 지 27년 만에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나흘(8월 10~12일, 14일)간 거장의 솜씨를 선보인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1999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 지역의 청년 연주자들을 모아, 음악을 통한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창단됐다. 세계적 음반사 DG는 지난달 바렌보임의 '서동시집'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전곡 녹음 계획을 발표했는데, 음반이 나오기 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과 푸르트뱅글러, 쿠르트 마주어 등 거장들이 거쳐 갔다. 마주어 지휘로 1995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지 16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리카르도 샤이가 이끄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3월 7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올린다. 그리스 출신의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Kavakos)가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7일)을 협연한다.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1월 15일 예술의전당, 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각각 말러 교향곡 9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 2008년 내한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4개)을 선보였던 래틀이 이번에는 두 개의 9번 교향곡으로 채운 레퍼토리를 어떻게 소화할지 관심거리다. 아쉬케나지가 이끄는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과 맞붙는다. 11월 16·17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시드니 심포니의 무기는 협연자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16일)와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17일)이다. 마이스키는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 키신은 쇼팽 협주곡 1번을 각각 연주한다.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파리 오케스트라는 12월 2~3일 예술의전당에서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협연자는 백건우로 그의 장기인 라벨 피아노협주곡을 들려준다.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지휘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1월 8~9일 내한한다. 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맡는다. 마렉 야노프스키가 이끄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은 10월 5·6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이 예정돼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