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柔能制剛

〈총보〉(1~200)="부드러운 것이 견고함을,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柔能制剛 弱能勝强)." 병서(兵書)인 황석공소서에 나오는 말이다. 육도삼략(六韜三略)에도 같은 가르침이 보인다. 노자(老子)도 "군대가 지나치게 강(剛)하면 멸망하고 나무는 강하면 부러진다"고 도덕경에서 갈파했다.

마치 투우와 투우사의 대결을 보는 것 같았다. 세계 최고수준의 싸움꾼 최철한은 강공 일변도를 고집하다 기어이 부러졌다. 73 이후의 행마는 헤펐다. 반면 퍄오원야오는 거대한 대마가 쫓기면서도 침착히 실속을 챙긴 끝에 승리했다. 초반 판단 미스로 34의 돌파를 허용, 열세에 빠졌던 흑은 55~61의 멋진 행마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그 후 속도조절에 실패했다.

최철한의 LG배 공략은 이번에도 실패로 끝났다. 결승까지 진격해주리란 팬들의 기대와 성원도 보람없이 8강에서 멈춰 섰다. 다시 내년을 기대한다. 지면 관계상 못 실었던 참고도 하나를 첨부한다. 151은 1 이하 12까지가 최선. 하지만 꼬리를 끊어먹어도 흑 승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백8로 11은 흑A 다음 백이 8로 한 집을 낼 때 흑B로 몽땅 잡힌다. (250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3시간 4분, 흑 3시간 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