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배순훈 관장, 내년 문 열 서울관은… "외국 미술관에도 전시 중계… 세계적 명소로"

"내년 서울 소격동 기무사 터에 세워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연간 2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대규모 미술관으로 미술 작품과 행위예술, IT가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배순훈 관장은 오는 6월 기공식에 들어가는 서울관에 대해 "인터액티브(상호작용하는) 아트를 강화해 다른 나라 미술관에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퍼포먼스나 전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국내의 지역 미술관들과도 연계를 활발히 해 서울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3D 영상을 통해 지방 미술관에서도 가상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을 지역 미술관에서 3D 영상으로 보고, 관심이 있으면 서울관을 방문해 실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작년은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의 관람객을 합쳐 101만여명이었는데 서울관은 서울 시내라는 접근성과 전시 기획으로 200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로 지어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전시장을 비롯해 미디어센터, 퍼포먼스를 위한 극장, 영화관이 들어서는 미술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이다. 배 관장은 "기존 전시들은 시각과 청각이 중심이지만 서울관은 여기에 촉각과 후각, 미각까지 오감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고 밝혔다.

배 관장은 서울관의 외형에 대해 "작품과 같은 양질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건물이지 건물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담장을 없애 '열린 미술관'의 외관을 갖추고 미술관 내 마당을 활용해 특색 있는 미술관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만든 영국의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의 터빈홀처럼 장소에 어울리는 작품을 작가들에게 의뢰해 특색 있는 작품을 전시한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배 관장은 "2013년 개관 전시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를 현재와 연결하는 전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에 머물던 백남준과 함께 플럭서스운동을 펼쳤던 독일의 세계적인 작가 요셉 보이스 그리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존 케이지를 오늘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는 전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 관장은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도 서울관 전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과 접촉해 세계 미술인의 관심을 모으는 전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관이 개관하면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특별 전시와 함께 어린이미술관과 수장고의 역할이 강화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과천 수장고는 기존 7000점에서 1만점의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다. 서울관 건립에는 2012년 완공까지 모두 2565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