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 손학규 "한국病 고치겠다"

손 대표는 이날 "우리 사회가 심각한 병에 걸렸고 이명박 정권이 결정적으로 그 병을 심화시켰다"고 공세를 취하면서 "빈부격차, 강자독식, 반칙과 특권의 심화가 그 증세"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한국병' 표현은 과다한 복지지출과 도덕적 해이로 재정이 파탄 났던 1970년대 영국의 상황을 가리키는 '영국병'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진단과 처방은 정반대인 셈이다. 손 대표를 정계에 입문시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2년 집권을 앞두고 당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한국병'이라고 표현했었다.

손 대표는 '한국병'을 해결할 과제로 먼저 "공정한 사회시스템 구축"을 들면서 비정규직 불용(不容), 공정 경쟁, 질적 성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또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정책을 예로 들면서 "보편적 복지는 시대적 요구이고, 공동체 회복의 핵심요소"라고도 했다. 손 대표는 이어 "평화를 위해, 6·15와 10·4선언의 정신에 입각해서 (북한과) 교류와 협력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필요성이 대두되는 야권연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더 큰 진보를 추구하겠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와 통합에 앞장서서 정권교체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이날 회견 내용은 주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진보와 친노(親盧) 진영 등 야권 내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반대는 진보·노동 진영이 꾸준히 요구해 왔던 정책이며,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가치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인 햇볕정책의 계승도 재확인했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지금 민주당은 집토끼 결집이 필요하고 진보·개혁 진영부터 신경 써야 할 때"라고 했다.

손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도층에 대한 메시지가 약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내가 쓴 '함께 잘사는 나라', '지속가능한 복지', '성장친화적 진보'라는 표현은 중도층을 포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무상 복지정책에 소요될 재원(財源)을 마련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웠다. 그는 "지출구조 조정, 비과세 감면대상 축소, 과세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증세(增稅) 수요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그는 "현재 비정규직이 900만명이 넘고 직종(職種)의 성격상 필요한 분야도 있다. 단계적, 점진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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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 손학규 "한국病 고치겠다"

입력 : 2011.01.11 03:01

양극화 문제 부각시키며 무상급식·무상의료 강조… 햇볕정책 계승 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