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한국 학생 틈에서 3년만에 학사모 쓰게 돼 뿌듯"

이화여대에 유학 온 몽골 출신의 어츠체체그 간바타(Ochtsetseg Ganbaatar·25·경제학과)씨가 3년 만에 조기 졸업한다. 이화여대가 2006년 개발도상국 학생에게 생활비·학비를 지원하는 이화글로벌파트너십프로그램(EGPP)을 도입한 뒤 한국어로 가르치는 학부에서 배출하는 첫 조기 졸업생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터키계 국제학교에 다녀 영어·터키어만 배웠던 어츠체체그씨는 2008년 이대에 입학해 처음 한국어를 배웠는데도 학점 4.3 만점에 4.0을 받았다. 그는 "경제학 전공은 영어 강의가 많아 수월한 편이었다"며 "한국어 과목도 학우들이 많이 도와줘 잘 따라갈 수 있었다"고 했다.

어츠체체그씨에게 한국생활은 쉽지 않았다. 몽골어와 한국어의 어순이 같아 일상 회화는 그런대로 쉽게 익혔지만 '환율(換率)' 등 한자어가 가득한 교과서는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냥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열심히 사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뿌듯해요." 그는 "외국인에게 개방적인 학생들, 발전으로 가득한 도시가 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달 귀국해 투자은행에서 일하다가 유럽이나 미국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사실 한국엔 개도국 출신 학생들을 무시하는 분위기도 있어요. 하지만 항상 희망이 넘치는 곳입니다. 후배들에게 젊은 시절 재미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을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