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구제역 관련株' 고공행진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는데, 국내 증시에서는 구제역 관련주들 간에 수익률 경쟁이 한창이다. 이번 구제역 발병으로 매몰 처분된 소·돼지 등의 개체 수가 국내에서 사육하는 전체 소·돼지의 11%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반사 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관련주에 대거 몰리고 있다.

구제역 발생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종목은 국내산 고기의 대체재로 꼽히는 수입육 관련주들이다. 12일 수입육 유통업체 한국냉장의 최대주주인 한일사료는 전날보다 85원(4.66%) 오른 1910원에 거래를 마치며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주가상승률이 91.4%에 달한다.

수입 축산물 유통·판매 업체인 대국과 수입육 유통업체의 지분을 보유한 에이티넘인베스트(구 한미창투)는 이날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각각 전날보다 9.54%, 14.97%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고공 행진에 힘입어 지난 3일 이후 주가상승률은 여전히 86.7%, 47.9%에 달한다.

육류의 또 다른 대체재로 꼽히는 수산 관련주도 약진하고 있다. 원양어업 등을 영위하는 사조그룹주는 이날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사조산업과 사조오양, 사조대림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각각 32.8%, 27.1%, 12.6%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굴지의 원양어업기업인 동원산업도 3일째 강세를 보이며 올 초 대비 8.7%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동물 의약품을 생산하는 백신 관련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동물 약품을 개발하는 대한뉴팜은 각종 호재가 겹치면서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올 들어 36.9%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동물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일바이오와 이-글 벳과도 같은 기간 각각 17.8%, 9.2%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구제역이 발병하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닭고기 관련주는 이번에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하필이면 같은 시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대표적인 닭고기 업체인 마니커는 보합권에서 거래되며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주가상승률도 3.6%에 그쳤다. 닭고기 전문 기업 동우의 주가도 보합권에서 머물고 있다.

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구제역 수혜주는 몇몇 종목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오른 경향이 있다"면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추격 매수에 나서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