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은행들, 내주 예금·대출금리 올린다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각종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연 2.5%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중 은행들도 다음 주부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생활자들은 예·적금의 이자 수입이 늘어나는 반면 은행 대출이 많은 사람은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여유자금을 은행에 맡길 때는 가급적 단기로 예치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돼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차단해야 했다"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한국은행이 1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기준금리를 통화정책 운용 수단으로 도입한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김 총재는 "오늘 금리 인상 폭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베이비 스텝'(아기 걸음마) 방안을 택한 것이고 이같은 스텝에 따라 인플레이션 수습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큰 폭의 인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조금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날 주요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연 4.28%로 마감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64%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18%포인트 급등한 2.98%로 장을 마쳤다.

시중 은행들은 CD금리 상승분을 다음주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연 4.55~5.85%인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다음주 초부터 연 4.73~6.03%로 0.18%포인트 올릴 방침이다. 은행들은 또 시장금리 추이를 지켜본 후 다음주 중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가량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