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도원이 마침내 세계 여자바둑 국가대항단체전 최다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14일 중국 항저우 기원서 일단 끝난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1라운드 최종국서 문도원은 일본 4번 주자 스즈키(鈴木步) 五단 마저 일축,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바둑도 출발은 안 좋았으나 중반 이후 특유의 깊은 수읽기와 형세 판단, 끝내기 솜씨를 묶어 역전승했다. ‘역전의 여왕’으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한 것이다. 280수 백 3집 반 승. 대국이 끝나기 무섭게 검토실에 있던 박지은 등 한국 팀 기사들이 현장에 합류했고 중국 보도진이 그녀를 에워쌌다.
지난 8일 대회 개막 후 만 1주일간 하루도 쉬지않고 이겼다. 그 사이 중국 3명, 일본 4명의 ‘국가대표’가 줄줄이 만 19세의 한국 여성 앞에 무릎을 꿇었다. 7연승은 중국 쑹룽후이(宋容慧)가 2년 전 수립했던 6연승을 경신한 이 대회 최다연승 기록이다.
문도원은 오는 3월 21일 한국기원서 속행되는 2라운드에서 다시 연승행진을 계속하게 된다. 남은 상대는 중국이 루이나이웨이(芮乃偉) 九단과 탕이(唐奕) 二단 2명, 일본은 요시다(吉田美香) 八단 1명 등 총 3명이다.
문도원은 1번 주자로 출전한 관계로 ‘10연승 싹쓸이‘ 신화가 가능하다. 남은 3국을 모두 승리할 경우 세계 단체연승전 사상 유례없는 퍼펙트 우승이 완성되는 것. 지금까지는 97년 제5회 진로배 때 한국의 2번 주자로 출전한 서봉수가 기록한 9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7연승의 산술적 확률은 128분의 1로 1%가 채 안 된다.
한국은 출전선수 5명이 고스란히 남아 중국(2명)과 일본(1명)을 제치고 4번째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다. 중국은 3회 우승했다. 대회 단체우승 상금은 7500만 원. 이와 별도로 문도원은 총 1050만 원의 대국료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