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 금융 CEO에게 듣는다] "올해 3대 투자 키워드, 이머징(신흥시장)·소비자·적립식"

"올해 주식·펀드 투자를 하실 땐 '이머징(emerging·신흥시장)' '소비자' '적립형' 3개 단어를 꼭 염두에 두세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올해 고려해야 할 투자원칙을 이렇게 요약했다. 미래에셋은 작년 주식형 펀드 판매 잔고(104조원) 중 11%(12조원)를 차지한 국내 최대 펀드판매 증권사다.

최 부회장은 "인류가 있는 한 이머징(신흥) 국가는 존재할 것"이라며 "투자의 성패는 어떤 새로운 이머징 국가를 찾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눈여겨봐야 할 투자 대상 신흥국가로 중국·브라질을 꼽았다.

특히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에 돌입한 중국에 대해 "전진(前進)하기 위한 지혜로운 긴축을 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경기 연착륙(대량실업·장기불황 같은 큰 충격 없이 경기과열이 진정되는 것)을 하고 재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 5개나 되는 브라질 증시도 유망할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은 작년 8월 아시아 증권사 최초로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최 부회장은 인도네시아·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노동인구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도 해외펀드 등을 통해 투자해볼 만한 나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 나라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5년이 되면 소득 2만달러 이상 인구수에서 신흥국가(8억5000만명)가 선진국(8억2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부회장은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편리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며 "신흥국에선 IT(정보기술)·자동차·친환경에너지·의료제약 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아무리 좋은 펀드라도 적립식 투자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4조원 넘는 투자자금이 들어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수익률이 급락했던 인사이트펀드를 예로 들었다. "인사이트펀드 출시 이후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한 고객들은 지금 30%의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그때 한몫에 자금을 집어넣은 (거치식 펀드) 고객들은 아직도 마이너스 10% 수익률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주식형 펀드 대신, 채권형 펀드와 위험 회피형 파생상품 등 안정적인 상품에 주력했다. 그 결과 작년에 미래에셋증권으로 고객들이 맡긴 돈은 42조원에서 46조원으로 4조원이 늘었다.

올해 주가 전망에 대해 최 부회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기가 본격 살아나면서 코스피지수도 2400~25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전략에 대해선 "주식·펀드 투자원금에서 15% 정도 수익이 나면 수익난 부분만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에 넣어두고 다시 수익을 노려 볼만하다"고 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신흥시장에서 매년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현대차·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같은 기업이 유망하다고 했다.

미래에셋 그룹의 경영 전략과 관련, 최 부회장은 "2010년 3월 말 현재 전체 수익(6500억원)의 13%를 차지한 해외 부문 수익(860억원)을 5년 내에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국내 1등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아시아 1등 종합자산관리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