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직선 攻防

〈제10보〉(127~138)=한국과 중국 최고 에이스들이 맞대결하는 국가단체전이 곧 출범한다. '초상부동산배'로 불릴 이 대회는 양국서 5명씩 출전, 1인당 2판씩 총 10국을 두어 우열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994년 창설돼 한국이 1승 3패 후 4년 만에 중단됐던 롯데배와 흡사하다. 3월 초 선전에서 열리며 우승국엔 60만위엔(약 1억원)이 돌아갈 예정. 모처럼만의 중국 국제대회 창설 소식이 반갑다.

백이 △로 승부수를 던진 장면. 127 때 128의 붙임 역시 △와 연관된 혼신의 강타였다. 이 때 흑이 참고도 1로 꼬부리면 중앙 백 4점을 잡을 수는 있지만 4까지 백의 외곽이 이상적으로 정비된다. 그건 참을 수 없다고 보고 129로 헤딩했고, 그러면 137까지는 외길. 고수(高手)들의 바둑에선 좀체 보기 힘든 직선(直線)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문제는 130을 둘 시점부터 안조영이 때 이른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 바둑은 여의치 않고 둘 곳은 아직 창창한데 시간이 소진(消盡)됐다는 건 엄청난 핸디캡이다. 아니나 다를까, 백에게서 통한의 실착이 나왔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138의 일(日)자 탈출이 심각한 문제수였던 것. 멍타이링은 여기서 단숨에 백을 궁지로 몰아넣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