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골든글로브 4관왕

페이스북 창업 비화를 경쾌하게 그려낸 데이비드 핀처(Fincher·49)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가 올해의 골든글로브(Golden Globe)를 휩쓸었다.

16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제 6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소셜네트워크'는 드라마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에이리언3'(1992)로 데뷔한 핀처 감독은 '세븐'(1995), '조디악'(2006) 등 상처받고 음울한 인물들의 삶을 고집스럽게 묘사해 온 할리우드의 중진이다. 그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그동안 염세적인 인물이나 연쇄살인범을 주로 다뤘기 때문에 '소셜 네트워크' 시나리오가 내게 왔을 때 조금 뜻밖이었다"며 "이 영화에 보여주신 열광적인 찬사와 호평에 중독될까 두렵다"고 겸손을 보였다.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은 영국 왕자의 연설공포증 치료 과정을 그린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 ch)'의 콜린 퍼스(Firth)와 예술혼에 사로잡힌 발레리나의 삶을 담은 심리스릴러 '블랙 스완(Black Swan)'의 나탈리 포트만(Portman)의 차지였다.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나눠서 심사하는 골든글로브는 올해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으로 레즈비언 가족의 이야기 '키즈 아 올라잇(Kids are All Right)'을 선택했다. 이 영화의 우여곡절 많은 레즈비언 엄마 역 아네트 베닝(Bening)은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심술궂은 구두쇠 이야기 '바니의 버전(Barney's Version)'의 폴 지아매티(Giamatti)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드라마 작품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소셜 네트워크'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인셉션'은 단 하나의 트로피도 받지 못했다. 뮤지컬·코미디부문 남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였던 조니 뎁 역시 빈손으로 귀가했다.

TV부문 드라마 작품상은 케이블채널 HBO에서 방영된 '보드워크 엠파이어(Boardwalk Empire)'가 수상했고, 코미디 부문에서는 '글리(Glee)'가 작품상 등 3관왕에 올랐다.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등으로 평생 8차례 골든글로브를 거머쥐었던 로버트 드 니로는 공로상을 받았다.

골든글로브상은 LA지역 대중문화 전담 외신기자 90여 명으로 구성된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EPA)가 주는 상이다. 한 달 뒤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잣대로도 이름났다. 하지만 최근 6년간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작품상이 일치한 경우는 '슬럼 독 밀리어네어'(2008) 단 한 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