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緩着…敗着

〈제11보〉(138~148)=이번 제15회 LG배의 한·중 숫자대결을 라운드별로 되돌아보면 시종 한국의 열세였다. 32강전을 11대16으로 시작해 16강전 5대11, 8강을 추렸을 때는 3대5가 되더니 준준결승이 끝난 뒤엔 0대4로 바뀐 것. 조훈현 서봉수가 1회전서 동반탈락, 한국이 단 1승도 못 올렸던 세계 최초의 국제대회(88년 제1회 후지쓰배) 이후 최대 충격이었다. 6~8회 LG배서 한국이 3년 연속 4강을 독점했던 게 아득한 옛날 일 같다.

138은 안일한 수. 139가 138의 허점을 예리하게 추궁하고 있다. 142가 불가피해선 146까지 백이 후수(後手)로 근근이 연결해갔다. 어떤 대안이 있었을까. 참고도 1의 꼬부림이 필쟁의 급소였다. 백3 때 흑이 A로 끊으면 백B 선수 후 C에 끼워 흑이 두 동강 난다. 결국 5까지 필연인데, 아직도 B와 C 두 군데 약점 때문에 흑은 손질이 필요하다.

138은 결국 바쁘디 바쁜 와중에 선수, 후수가 바뀔 만큼 치명적 완착이었던 셈이다. 반상(盤上) 최대인 147의 곳에 흑돌이 놓이게 된 건 전적으로 138의 죄다. 하지만 진짜 문제수는 그 다음에 터졌다. 148로 인해 백은 걷잡을 수 없는 패배의 나락으로 내몰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