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장관 후보 청문회] 野 "최중경은 까도남… 까도까도 또 나와"… 崔 "나 살자고 장모님 투기꾼 몰 순 없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선 밭과 임야, 오피스텔, 아파트를 아우르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골고루' 제기됐다. 그러나 후보자 본인이 문제 됐던 이전 청문회와 달리 이번엔 처가의 투기 의혹이 중심이었다.

최 후보자는 오전에는 '최틀러(최중경+히틀러)'란 별명과 달리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까도 까도 또 나오는 '까도남'" 등으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오후에는 "이미 다 해명했다, 질문을 하셨으면 답도 들어달라"고 반격해 여당 의원으로부터도 "앞으로 장관이 되면 피곤해지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문제가 된 것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인이 1988년 1월 공동 매입한 대전시 복용동의 밭(850㎡)과 같은 해 9월 배우자와 처형의 명의로 매입한 충북 청원의 임야(1만6562㎡)였다. 야당은 두 땅의 개발 계획이 바뀌어 수용되면서 6배에서 15배까지 뛴 가격으로 보상받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88년 후보자와 처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살고 있었다. 또 당시에 농지를 사려면 농사를 직접 지어야 하는데 청담동에서 대전까지 가 농사지었나"라고 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밭은 주말농장으로, 임야는 선산으로 사용하려고 처가에서 산 것"이라며 "당시엔 일하느라 (처가와 배우자가 함께) 땅을 구입한 사실도 몰랐다"고도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그 시절에 딸 명의로 선산을 사는 경우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이 "후보자가 아니라 장모가 부동산 투기한 것 아니냐. 솔직히 인정하라"고 묻자 "내가 살기 위해 돌아가신 장모님을 투기꾼으로 몰고 싶지 않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투기 의혹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숙고해보겠다"고 했다.

다음은 아파트였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강남 재건축 S아파트 단지에 후보자와 처가 식구들이 총 네 채를 가지고 있고, 재건축으로 얻을 시세 차익만 약 7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대부분 아파트 분양 당시부터 지금까지 30년째 살고 있고, 저만 1996년에 이사 왔다"고 했다.

그러나 부인 소유의 강남 오피스텔 면적을 축소 신고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과세 규정이 중간에 바뀐 것을 미처 몰랐다. 결과적으로 납세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사과했다.

최 후보자의 '까칠한' 답변이 이어지고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대답을 늦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영환(민주당)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마치 장관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을 청문하는 태도"라며 "'최틀러'란 별명을 실감하고 있다. 자세를 바르게 해달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당시 추진한 정책을 둘러싸고 자격 논란도 일었다. 미래희망연대 정영희 의원은 "후보자는 기재부에 있을 때 인위적인 고환율정책을 펼쳐 키코(KIKO) 상품에 가입한 우량 중소기업을 흑자 도산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재테크 실력과 달리 과거엔 국가정책을 펴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 엄청난 돈을 날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