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최후의 抗戰

〈제12보〉(148~162)=승부란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것. 이번 LG배 8강전서 전멸했던 한국이 불과 20여일 후 열린 아시안게임에선 거꾸로 전 종목을 석권하는 대반전을 이뤄냈다. LG배 때 환호하던 중국은 망연자실했고 한국 바둑계는 웃음을 되찾았다. 양국 간 '바둑 대전'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 없이 앞으로 몇 년간은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나갈 전망이다.

148 패착. 149와의 교환에 대해 최규병 九단은 "심했다"며 웃는다. 149를 불러 중앙 흑을 스스로 안정시켰으니 이적(利敵) 행위란 뜻. 당연히 참고도 1, 3으로 공격해 갈 찬스였다. 흑은 4, 6의 맥점으로 근근이 타개해 가겠지만 중앙이 공배가 됐고, 아직도 백은 A~C 언저리를 모조리 선수(先手)로 둘 수 있다. 그런 배경 아래 11로 붙여 재미를 본 뒤 D를 점령했으면 지금부터의 바둑이었다는 것.

151을 흑에게 허용해선 백이 좀체 이기기 힘든 바둑이 됐다. 154와 155는 맞보는 곳. 156으로 '가'는 흑도 '나'로 연결해가 별 낙이 없다. 158의 위협사격에 이어 162로 침입, 최후의 항전이 시작됐다. 멍타이링도 159부터 초읽기에 돌입했다. 흑은 실수 좀 안 해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