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할머니 장학금' 탄생… 전 재산 520만원 기부

매달 정부에서 지원하는 28만원으로 삶을 꾸려왔던 할머니가 장학금을 남기고 별세했다. 장학금은 520만원이었고, 이 돈은 기초생활수급자 할머니의 전 재산이었다.

화천읍 중리의 박순덕 할머니〈사진〉는 지난해 12월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박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이틀 전 마을 사람을 불러 유언을 남겼다.

"세간을 다 뒤지면 금반지와 팔찌 그리고 은비녀도 있을 것이여. 이걸 다 화천군에 가져다 줘서 어려운 학생들 학비에 보태게 해줘."

박 할머니는 25년 전까지만 해도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농사도 짓고 산나물도 뜯으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신 후 홀로 농사를 짓고 남의 집 허드렛일도 하다가 결국 힘에 부쳐 독거노인대상이 됐다.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돈은 한 달에 고작 28만원. 재산은 없지만 "근면 정직이 인간의 기본 도리"라며 돌아가시기 1주일 전에도 노인일자리 사업에 다니셨다고 이웃 주민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