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발 빼는 외국인, 그래도 사는 종목 있다

우리나라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외국인은 연일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20조원가량을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금액)했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외국인이 '셀(sell) 코리아'를 외치는 와중에도 사들이는 주식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날부터 20일까지 1930억4700만원을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금액)했다. 지난 19일 소폭 순매수(32억원)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주식을 팔고 있다. 20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6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에도 외국인은 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전자 업종과 금융업종은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하이닉스(2940억원 순매수)를 가장 많이 샀다. 이어 삼성전자(1883억원), 삼성생명(1094억원), LG전자(902억원), 신한지주(844억원), 삼성중공업(834억원) 등의 순으로 사들였다.

하이닉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은 최근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의 병가(病暇) 소식,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의 가격 인상설로 인해 국내 전기전자업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게다가 최근 3개월 동안 미국의 마이크론과 일본의 엘피다 주가가 약 26~28% 오른 데 비해 하이닉스는 18%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경쟁력이 뒤지지도 않는 우리나라 IT업종들이 그동안 덜 오른 바람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고 보고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 인상의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신한지주 등의 금융주도 인기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며 "외국인들이 사는 종목은 단기적인 악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인 만큼 개인 투자자들도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