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충돌실험했더니… K5, 수리비 가장 적어

소비자들은 앞으로 승용차를 살 때 어떤 차가 수리비가 적게 드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량에 대해선 보험사가 보험료를 높게 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는 23일 "지난 2009년 8월 이후에 출시된 국산 중·대형 승용차에 대해 충돌실험을 한 결과 중형차 중에서는 기아차의 'K5'가, 대형차 가운데서는 GM(실험 당시 GM대우)의 '알페온'의 수리비가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중에서는 기아차의 '스포티지R'이 현대차의 '투산Ⅸ'보다 수리비가 평균 100만원 이상 덜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보험개발원에서 충돌실험을 한 차량은 중형차 3종(K5·YF쏘나타·뉴SM5), 대형차 3종(알페온·K7·그랜저HG), SUV 2종(스포티지R·투싼Ⅸ) 등 총 8종이다. 국제표준에 따라 시속 15㎞의 속도로 전면과 후면에 충돌실험을 한 결과, 중형차 중에선 기아차 K5의 수리비가 약 196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현대차 YF쏘나타(약 205만원), 르노삼성 뉴SM5(약 366만원) 순이었다. 대형차는 GM 알페온이 약 203만원으로 가장 수리비가 쌌고, 기아차 K7(263만원), 현대차 그랜저HG(279만원) 순이었으며, SUV는 기아차 스포티지R과 현대차 투싼Ⅸ의 수리비가 각각 약 245만원, 362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차량들의 특징은 우선 부품 가격이 비싸고, 차량 구조상 라디에이터 같은 주요 장치가 쉽게 손상을 입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다. 뉴SM5의 경우 손상빈도가 높은 17개 부품의 평균 가격이 YF쏘나타나 K5에 비해 4만8000원 정도 비쌌다. 또 같은 충격실험에서 다른 차량들은 라디에이터가 거의 손상되지 않았지만 뉴SM5와 K7의 경우 이를 교환해야 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이 같은 차량의 안전성과 손해율 등에 따라 모든 차량을 21등급으로 구분해 자차(自車)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차량은 손해율(고객이 내는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차량 등급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면 부품 가격과 차량의 구조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