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年의 공리, 한국 첫 발걸음

"광고 촬영이나 영화 장소 헌팅 때문에 몇 번 조용히 다녀간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한국 방문이 처음입니다. 아시아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굉장히 유명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영화제에도 참석하고 싶네요."

영화 '패왕별희' '게이샤의 추억'으로 잘 알려진 중국 여배우 공리(46)가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방한 목적은 27일 개봉하는 영화 '상하이' 홍보다. 그녀는 "영화와 관련해 초청받을 때마다 일정이 겹쳐 오지 못했는데 꿈을 이뤄 기쁘다"고 했다.

미카엘 하프스트롬 감독이 연출한 '상하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공격의 이면에 감춰진 강대국의 음모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 정보요원 폴(존 쿠삭)이 절친한 동료의 비밀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궁리는 마피아 보스 앤서니(주윤발)의 아내이자 항일 저항군 역인 애나를 연기한다.

그녀는 "외국 시각으로 그린 영화지만 중국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지혜롭고 강인한 중국 여인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공리는 '게이샤의 추억' '마이애미 바이스' 등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할리우드 영화를 몇 편 찍으며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시각도 넓어졌다"며 "한국 배우를 포함한 아시아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데 축하할 일"이라고 했다.

장예모(張藝謀) 감독과 '붉은 수수밭'을 찍었던 20대의 풋풋한 여배우는 40대 중반이 됐다. 그녀는 "배우라는 한 가지 일에 몰입해 지금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배우들은 연출이나 제작도 하지만 나는 배우로 시작해 배우라는 직업 하나만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공리는 2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을 만나고 25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