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최근 끝난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왔던 소방관의 기도문이다. 폐쇄공포증에 걸린 남자주인공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괴로워할 때 그를 구하고 순직한 소방관의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왔다. 미국 앨빈 윌리엄 린(Linn)이라는 소방관이 1950년대 말 불길에 갇힌 어린이 세 명을 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썼다고 한다.
▶소방관의 주 임무는 화재 진압이지만 최근에는 만능 해결사로 변하고 있다. "처마 밑에 생긴 벌집을 떼어 달라", "잠긴 문 좀 따줄 수 없느냐", "집 나간 애 좀 찾아달라"…. 심지어 숨 넘어갈 듯 전화를 걸고는 정작 119대원이 출동하면 "택시가 안 잡히니 집에 데려다 달라"는 취객들도 있다. 한파 때문에 수돗물이 끊기자 급수 지원 요청까지 쏟아져 소방관들이 파김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