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틀 연속 사과하려니… 허, 참!"

"이틀 연속 사과하려니 이거 (민망해서) 죽겠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청 사무실에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안가(安家)에서 열린 당·정·청(黨·政·靑) 회동 사실을 놓고 "만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전날(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과했는데, 그때 "(회동에서) 개헌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던 말도 하루 만에 거짓말로 밝혀져 다시 한 번 간담회를 갖고 사과한 것이었다.

당·정·청 회동이 있었던 23일 밤 계속 휴대폰을 꺼놓고 있던 김 원내대표는 그 다음 날(24일) 아침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난 몸살 증상이 있어서 일찍 잤다. 일찍 자느라 충전을 못 해 휴대폰이 꺼져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1시간도 안 돼 청와대에서 회동 사실을 인정하자, 김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버지가 절 교육시키면서 절대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죄송하다. 회동에 대해선 일절 얘기를 안 하기로 해 그 약속을 지키려다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개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내가 유심히 들었는데 전혀 없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믿어달라"며 여러 번 부인했는데,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었다.

결국 김 원내대표는 25일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슬쩍 지나가는 말로 평소 (개헌에 대해) 하시던 말을 해서 내가 정확하게 기억 못했다"며 "변명 같지만 난 회동 때 감기 때문에 컨디션도 안 좋았고, 화장실도 왔다 갔다 해서…. 잘 생각해보니 들은 기억이 난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마치면서 혼잣말로 "체면 확 구겼다. 정치하는 놈들이 매너가 있어야지 말 안 하기로 해놓고…"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 발언 '발설자'를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