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유상증자·공모주에 돈 몰린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주식형 사채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 들어 26건의 유상증자에 총 12조6000억원가량의 청약금이, 공모주청약 8건에는 총 7조6034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청약을 받기 위한 경쟁률도 수백 대 일에 달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아직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부족한 수준이고, 부동산 시장 역시 활기를 띠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중의 유동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엔 일부 투자자문사들도 주식형 사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클루넷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실권주에 대한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시행한 결과, 청약 경쟁률이 681대1에 달했다. 무려 4364억2174만원의 자금이 몰렸다. 총 745억8200만원 규모였던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엔 1조8168억원이 몰렸다. 경쟁률이 478대1을 넘었다. 지난 18일과 19일 진행한 코데즈컴바인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엔 3203억178만원 규모의 투자금이 쏟아져, 35명 중 1명만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엔코·큐로컴 등의 CB·BW 발행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들 기업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공모주 청약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올 들어 증시 상장을 추진한 8개 기업의 공모주 청약률은 최고 1000대1을 넘겼다.

씨그널정보통신의 공모주 청약이 1118.70대1의 경쟁률을 벌이는 등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하려 했던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를 제외하곤 모두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금이 몰리자 공모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만 모두 11개 기업이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접수했거나 준비 중이다. 2월엔 현대위아와 부스타 등이 상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투자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 대부분은 증권사를 직접 찾아 청약을 접수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와 주식형 사채 투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엔 일부 투자자문사가 직접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A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운용 규모 200억~300억원 정도인 투자자문사 10여곳이 기업의 CB나 BW, 유상증자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라며 "회계사와 변호사를 확보해 기업과 직접 투자 논의를 벌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대부분 10억원 정도의 자금을 가진 개인 재력가가 많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나 IPO, CB·BW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의 기초 체력을 확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티에스투자자문 강훈식 전무는 "일부 기업의 경우 증시 퇴출을 모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CB·BW를 발행하는 사례가 있어 투자자 입장에선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

일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회사채

☞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

발행 후 일정한 기간 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 발행을 청구할 수 있는 회사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