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선장 상태 극도로 악화

소말리아 해적에 총상을 입고 오만 살랄라시 술탄 카부스 병원에 입원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이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증세까지 보이며 상태가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혈소판 수치 저하에 따른 혈액응고 장애와 함께 복부 총상과 다리 골절 부위 세균이 침투해 패혈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체력도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이날 술탄 카부스 병원 수술실에서 감염 치료를 위한 긴급 수술을 받았다. 총상 전문가인 아주대 병원 이국종 교수 등 한국 의료진 3명이 이날 수술 과정을 지켜봤다.

이 교수는 수술 직후 기자회견에서 “석 선장은 굉장히 (치료하기) 힘든 중증 외상 환자”라며 “회복되기까지 장기간 고통스럽고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언제든 다시 상태가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술은 악화되는 병세의 추락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의 일부일 뿐이며 앞으로도 많은 추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은 이날 오후 1시 50분(한국시각 오후 6시 5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은 오른쪽 옆구리에서부터 복부 위쪽을 따라 올라가며 3발의 총탄을 맞아 복부 장기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라며 “복부뿐 아니라 팔 등에도 많은 총탄 파편들이 흩어져 있어 모두 몇 발의 총탄이 몸에 남아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총탄 파편을 찾느라 몸속을 헤집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지금부터는 염증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 선장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당초 이번 주 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던 석씨의 한국 이송 계획도 지연될 전망이다.

이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한국 의료진은 이날 낮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58)씨, 차남 현수(31)씨 등 가족 2명과 함께 살랄라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양복 차림으로 공항에 내린 이 교수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차량 안에서 흰색 가운으로 갈아입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수술실로 향했다. 석 선장의 부인 최씨와 차남 현수씨도 의료진과 동행했다.

석 선장은 지난 21일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복부와 팔다리 등 네 곳에 총상을 입었다. 이후 오만 살랄라로 이송돼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복부 총상에 대한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26일까지 6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패혈증(敗血症, sepsis)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번식하면서 생긴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거나, 전신에 감염증을 일으키는 병을 말한다. 신체 장기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고, 발병 후 짧은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