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증시 너무 올라 부담 느끼는 투자자들… E 삼형제(ETF·ELS·ELW)에 돈 몰린다

2011년에 금융주가 유망할 것이란 얘기를 들은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해 말 금융 대표주인 KB금융을 6만원대에 매입했다. 하지만 잠시 오르는가 싶던 주가는 한 달 뒤 5만8000원까지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의 평균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을 사면서 함께 투자한 '레버리지ETF'라는 상품이 한 달 새 7%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ETF는 수익률 면에서 여타 펀드보다 월등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자산 규모 50억원이 넘는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4위를 ETF상품이 휩쓸었다. 레버리지ETF(62.4%)와 5대그룹ETF(31.1%) 등도 코스피지수(20.9%) 상승률을 넘어섰다. ELS의 경우에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만기 전 조기 상환비율이 80%에 육박한다. 10개 중 8개가 약정된 수익률을 조기에 달성했다는 뜻이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뛰어넘는 등 주식시장이 연일 뜨겁다. 사상 최고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주식 대안상품으로 ETF(상장지수펀드),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등 'E 3형제'가 호황을 맞고 있다.

◆'E 3형제' 어떤 상품이기에

ETF와 ELS, ELW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든 일종의 주식 파생상품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상품은 ETF(상장지수펀드)다. 이름 끝에 펀드라는 약자가 들어가듯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들어졌다. 수수료 부담도 적다. 일반 펀드의 수수료가 2%대인 데 반해 ETF의 수수료는 0.3~0.7% 수준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거래세도 면제다.

ELS(주가연계증권)는 증권사가 주식 한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 판 다음 만기가 지나면 청산과 함께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보통 증권사가 삼성전자나 현대중공업 등 우량주에 투자하면서 10%가량의 수익을 내주기로 조건을 걸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다. 보통 투자기간은 6개월에서 3년 정도다.

ELW(주식워런트증권)는 가장 고수익을 내지만 한편으로는 위험도 큰 상품이다. 이 역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지만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주가 활황에 'E 3형제'도 호황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E 3형제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네 종목에 불과했던 ETF 상장 종목은 지난해 64개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324억원에서 1100억원대로 커졌다.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200개 종목을 따라가게 만든 코스피200지수형 ETF는 가장 고전적인 ETF에 속한다. 지수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ETF,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ETF 등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밖에 채권·원유·농산물·금에 대한 투자도 가능한 ETF도 나와 있다.

ELS 발행 규모도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1208개의 종목이 시장에 새로 나왔다. 발행금액은 월 기준으로 2조60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주 100~200여건의 ELS가 새로 출시되고 있다.

ELW 누적 발행 종목 수도 지난달 말까지 9000개를 넘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거래대금은 많을 때는 하루 2조원을 넘기도 한다.

◆주가 하락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너무 올랐다고 느껴지는 요즘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ETF와 ELS 투자가 그나마 유용한 투자 수단이라고 조언한다. ETF는 적립식 펀드처럼 매월 조금씩 사두면 되고, ELS는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이 많은 만큼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ELS의 경우 목표수익률과 만기가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 있는 목표 전환형 펀드나 랩어카운트 상품과 비슷한 점이 있다"며 "하지만 랩 상품은 주가가 하락하는 즉시 손실을 보지만 ELS는 통상적으로 주가가 50%까지 빠지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ELW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락할 때 효과적인 투자 상품이다. 하락장에서는 풋ELW로, 상승장에서는 콜ELW로 대응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주가가 급등락할 때 주가의 방향을 맞혀야 한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투자가 필요하다.

김경학 한국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펀드 수익률을 상회하면서 비용 부담도 적은 ETF가 좋고, 해당 종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라면 ELS, 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ELW를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 ETF(상장지수펀드)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

☞ ELS(주가연계증권)

증권사가 일정 수익률을 미리 약정한 뒤 주식이나 지수 등을 운용해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

☞ ELW(주식워런트증권)
증권사가 지수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발행하는 고수익 고위험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