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풍운아'란 수식어를 붙이기에도 세월이 꽤 흘렀다.
조성민이 두산에서 재활코치로 또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27일 오후 조성민과 전화통화가 닿았다. 그는 "지도자로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요미우리 선수, 한화 선수, 개인사업, TV 해설자에 이어 드디어 국내프로야구 지도자 입문인가. 또다른 의미의 '저니맨'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다시 한국프로야구에 몸담게 됐는데.
▶(웃음) 이것저것 해봤다. 사업도 하고 해설도 해보고. 그런데 지도자에 대한 생각은 계속 갖고 있었다. 처음엔 내가 경제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야구 지도자로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돈벌이를 먼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나중에 불러주는 사람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 아닌가. 찾아주시는 분이 있을 때, 기회 있을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결정했다. 잠깐 하려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야구 지도자로 남고 싶다.
-과정이 궁금하다. 어떻게 해서 두산 재활코치가 됐는가.
▶그동안 해설자로서 야구장에 나가면
김경문 감독님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셨다. 과거 내가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려고 드래프트 신청을 했을 때, 그때를 언급하시면서 "도와주지 못해 미안했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너무 고마웠다. 작년 연말에 모 행사에서 처음으로 김경문 감독님과 맥주 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지도자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 언제가 됐든 같이 하자"는 말씀이셨다. 그후 감독님께서 "구단에 얘기했는데 결과는 모르겠다"고 하셨고, 결국엔 재활코치로 들어가게 됐다.
-수술 및 재활이라면 역시 조성민 아닌가. 농담이지만 자신있을 것 같다.
▶(웃음) 팔꿈치 세번, 어깨 한번, 허리 한번 등 모두 수술을 다섯차례 받았던 몸이다. 그야말로 종합병원이다. 그러다보니 재활에 가장 중요한 멘탈 측면을 잘 알고 있다. 재활 트레이닝이야 트레이너분들이 잘 해주실 것이다. 나는 멘탈 부분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야구판을 꽤 오래 떠나있었다. 다시 돌아오는 느낌은.
▶떠나있지는 않았다. 난 야구판을 맴돌고 있었다.(웃음) 야구인으로서 나를 이끌어주시는 분이 있다는 생각 덕분에 너무 기쁘다.
-본래 하던 사업은 어떻게 되나.
▶우리 회사는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간다.(웃음) 포기해야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든가 할 것이다. 지도자로서 전념하겠다. 내가 사업을 계속할 수는 없다.
-어떤 걸 선수들에게 가르치게 될까.
▶고교, 대학, 프로선수 할것 없이 평소부터 콕콕 집어주고 싶은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투수들이 더 좋은 볼을 던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다. 선수 본인이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식으로 말이다.
-프로 첫 팀은 요미우리였다. 알고보면 대학 졸업때 두산과 인연이 생길 수도 있지 않았나.
▶그때야 두산과 LG가 모두 선수로서의 나를 원했다. 나를 지명하는 팀이 있으면 무조건 그쪽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고. 물론 내가 일본 팀으로 도망갔다.(웃음)
-향후 일정은.
▶친구(김선섭 감독)가 맡고 있는 광주일고 선수들을 요즘 봐주고 있다. 그걸 마무리하고 2월 중순쯤 팀에 합류하게 될 것 같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