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학교 2층 복도에선 한·중 양국 대학생 10여 명이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로봇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을 벽화로 그렸다. '아이들이 꿈꾸는 펑저우의 미래'라는 주제로 그린 벽화였다. 아이들은 벽화가 완성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김소연(22·강원대 중문 3년)씨는 "시장놀이는 저축을 잘 모르는 이곳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기본적인 영어교육도 해보자고 한·중 양국 학생들이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퉁지소학교를 찾은 대학생들은 SK텔레콤이 후원하는 SK행복나눔재단의 한국 대학생 봉사단 '써니'와 중국 대학생 봉사단인 'SK써니' 소속 대학생 36명이다. 양국 대학생들은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중국에 머물며 쓰촨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다. 2008년 5월 쓰촨 대지진 이후 한국 대학생 봉사단은 매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는 중국 대학생들이 동참했다. 행사를 지원한 SK행복나눔재단의 장지혜(30)씨는 "지진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쓰촨 대지진으로 펑저우는 인구 80만명 가운데 절반이 피해를 입고 주민 상당수가 뿔뿔이 흩어졌다. 생존자들은 정부에서 지어준 임시 가옥에서 지내고 있다. 이곳 퉁지진(鎭)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시장에 나가 농산물 등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렵다. 권순민(25·인하대 경영학 3년)씨는 "주민 대신 아이들을 돌보고, 아이들에게 적합한 놀이를 찾아주려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다 보니 잠이 좀 부족했다"며 웃었다.
한·중 양국 대학생들은 시장놀이, 벽화 그리기 외에도 그림 그리기, 노래배우기 등 다양한 놀이를 준비했다. 퉁지소학교 500명의 학생 중 100여명이 참여했다. 중국 대학생 대표 첸보(陳波·22·청두대 어문교육 3년)씨는 "현지 문화를 잘 아는 중국 학생과 다양한 봉사경험이 있는 한국 학생들이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서로에게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주민 웬쥔(袁俊·47)씨는 "해마다 마을을 찾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매우 고맙다"고 했다. 양즈웨이(楊紫薇·12)양은 "커서 언니·오빠들처럼 다른 이웃을 돕는 공익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