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쳤을 때 말없이 손을 내밀어준 팬들 덕분에 다시 일어섰습니다. 후배들에게도 계속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성실(誠實)의 대명사
이영표(34)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눈 주변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지난 29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3·4위전을 끝으로 11년7개월간 이어오던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하는 순간이었다. 이영표는 1999년 6월 12일 코리안컵
멕시코전에서 데뷔한 뒤 A매치 127경기(5골) 출전 기록을 세웠다.
홍명보(136경기),
이운재(132경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을 마감한 그는 '2002 한·일월드컵 세대'의 종언을 고하며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계 수준을 향해 달려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
한국 축구를 세계와 가까워지도록 토대를 마련한 주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세대였습니다. 이젠 다음 세대가 2020년까지 한국 축구 발전을 세계에 보여줄 차례입니다. 후배들이 저보다 잘하기 때문에 물러납니다…."
고별전이 된 우즈베키스탄전 뒤 후배들은 이영표를 헹가래치고 목에 태웠다. 이영표는 "후배들이 '떠나는 선배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해줘 고마웠다. 최고의 선수들과 마지막을 함께 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