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뚫린 包圍網

〈제5보〉(56~73)=쿵제의 최대 경쟁자는 역시 이세돌이다. 이세돌은 쿵제에게 비공식전 포함 14승 6패로 크게 앞서 있다. 2004년부터 5년간 9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은 쿵제가 11월 아시안게임서 2연승하는 등 3승 2패로 우세했다. "상대전적은 마지막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100번을 져도 최후에 1승을 거두면 역전된 것이다." 중국의 독설가 마샤오춘(馬曉春)의 말이다. 올해는 이세돌의 재반격을 볼 수 있을까.

흑▲를 외면하고 56으로 좌변 흑을 추궁해 간 장면.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이 수는 보류하고 참고도처럼 우하귀를 먼저 정비하는 게 옳았다는 결론. 57의 붙임이 임기(臨機)의 좋은 수습책이었다. 이제 그냥 살려줘선 죽도 밥도 안 되므로 백58의 강공이 불가피한데, 59가 또한 맥점이어서 61까지 중앙 포위망이 뚫렸다.

69에 이르니 백이 뭘 했는지 알 수 없는 모습. 좌변을 기어나가 서너 집쯤 챙겼을 뿐이다. 물론 아직도 흑은 완생(完生)은 못했다. 그 점이 백의 유일한 위안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집으론 어언 20집가량의 대차가 났다. 그렇다고 별로 두텁지도 않은 국면이다. 백은 70에 손을 돌려 뒤늦게 우하귀 수습에 나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