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생존의 ?藥

〈제8보〉(101~111)=후야오위는 2008년 말 결혼식을 올린 '아저씨 기사'다. 중국 원로급 루안윈성(阮云生·56) 七단이 그의 장인. 2005년 지방서 열린 승단대회 때 아버지를 따라왔던 루안 七단의 딸에 '필'이 꽂힌 후야오위가 끈덕진 구애 끝에 뜻을 이뤘다고 한다. 결혼 전보다 성적이 떨어져 부부 모두 약간의 마음고생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간판 창하오(常昊) 부부도 한때 같은 부담에 시달리다 극복한 전례가 있었다.

백은 좌변 흑의 생포에 모든 운명을 걸었다. 101을 기다려 102로 일단 포위망이 갖춰진 형태. 하지만 쿵제는 눈 하나 깜짝 않고 103으로 두텁게 때려낸다. 문제는 105, 107의 절단이 선수(先手)라는 점. 막상 흑이 도생(圖生)에 급급하지 않고 역습으로 나오자 적을 포위한 백군의 약점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110의 보강을 생략하고 참고도 1 정도에 두면 6까지 이곳에서 한 눈(眼)이 더 만들어져 떵떵거리고 살게 된다. 이제 '가'부근의 탈출로만 틀어막으면 좌변 흑 대마는 정말 잡힌 것이 아닐까. 검토실의 이런 분위기를 비웃듯 노 타임으로 111이 떨어졌다. 세계 톱스타 쿵제가 대마 생존의 비약으로 준비했던 이 묘수의 효능을 감상할 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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