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기부하고… 20억원 또 쾌척

"기부를 통해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또 다른 기부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천재교육 최용준(68) 회장의 사무실에는 각종 참고서와 교과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최 회장이 이런 책들을 판매해 얻은 수익 20억원을 8일 서울대에 기부했다. 서울대는 '천재교육 학술장학기금'을 설립해 15억원은 최 회장이 졸업한 사범대 장학기금으로, 5억원은 대학발전 전략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1965년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일하던 최 회장은 1974년 '수학의 정석'과 함께 수학 참고서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해법수학'을 만들면서 '스타 저자'가 됐다. 인세(印稅)로 번 돈으로 출판사를 인수해 ㈜천재교육을 만들었다.

그는 이미 1986년부터 작년까지 사범대에 매년 1억원가량 장학금을 기부해 왔다. 덕분에 20명이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고 있다. "고향(전남 진도)에서 농사짓던 부모님과 9형제가 살다 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땐 수업료를 못 내 1년간 퇴학당한 적도 있어요. 대학 때도 아르바이트 기억밖에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죠."

1982년 최 회장은 고향 학생들을 위해 땅 2만6400㎡(약 8000평)를 사서 자치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 세워진 학교가 진도 임회면에 있는 석교고등학교다. 최 회장은 10여년 전 회사가 금천구에 자리 잡은 뒤 주민을 위한 불우이웃돕기 활동이나 교재 기부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