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선진국 '자금 U턴'
1조1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지수가 올해 최저치로 떨어졌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08포인트(1.81%) 내린 2008.5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000억원을 순매도(주식 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금액)했다. 작년 11월 11일 옵션 만기일에 2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식 시장이 급락했던 이른바 '매물 폭탄'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국내 증시 사상 세 번째로 많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매매(컴퓨터에 미리 조건을 입력해 대량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매매)'에서도 5000억원의 매도물량이 나오며 코스피지수를 크게 떨어뜨렸다.
JP모간은 "신흥국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줄어드는 반면,
미국 등 선진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신흥국 주식을 사던 외국인의 '손 바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은 덩치가 큰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업종을 대거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도이치증권을 중징계할 방침이라는 뉴스도 외국인 매도세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이 주식 시장 참여자에게 이례적으로 중징계를 내릴 경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하며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에 비해 8.1원 상승한 1117.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