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子는 박사, 딸은 학사… 한 대학서 나란히 졸업장

아버지와 아들은 박사학위를, 딸은 석사학위를 한 대학교에서 동시에 받는다.

경남 통영의 공청식(59·사진 가운데)씨와 아들 재훈(31·왼쪽)씨가 오는 25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공학박사 학위와 이학박사 학위를 각각 받는다. 이날 공씨의 딸 수빈(29·오른쪽)씨도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전공으로 교육학석사 학위를 받는다.

공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굴 통조림의 상업적 살균조건 설정 및 죽염 굴 보일드 통조림의 품질특성'. 수산물 통조림의 살균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기술을 담았다. 아들 재훈씨는 2002년 경상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2004년 석사학위에 이어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는다.

아버지 공씨가 박사학위에 도전한 것은 30년간 굴 수출에 종사하면서 이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냉동 굴 수출업체에서 품질관리와 수출업무를 맡다가 2000년 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그해 9월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수산가공학과 3학년에 편입했고, 2004년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2002년 '100만달러 수출의 탑' 수상, 2003년 '어업부문 신지식인' 선정 등 한때 경력이 화려했다. 하지만 1996년 위암 수술과 2005년 값싼 중국산에 밀려 회사를 정리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 아픔도 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휴학하자 지도교수가 등록금을 대줘 복학했고, 이후에는 아들 재훈씨가 등록금을 댔다. 공씨는 "많은 분의 배려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