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實 저축은행 인수되어도 당초 약정이자 다 못받는다

앞으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예금자에게 당초 약정했던 높은 금리를 다 지급하지 않는 방안이 추진된다.

14일 정치권과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각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 등이 작년 11월에 발의한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 일부 개정안이 이달 열릴 임시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라며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의 이자 지급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 방안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금융권 모두 큰 반발이 없어 법안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원리금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 대해서는 부실 저축은행이 파산하지만 않으면 원금은 물론 애초 약정했던 높은 금리도 모두 지급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부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 파산하든, 다른 곳에 인수되든지 간에 5000만원 이하 예금에 대해서도 약정한 이자 대신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현재 연 2.33% 수준) 정도만 지급하게 된다.

이사철 의원실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대부분이 이자를 떼일 위험이 없는 인수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고(高)금리 예금상품에 무조건 가입하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현행 제도는 부실 저축은행이 '은행이 망해도 무조건 5000만원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고객을 유인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둔다는 방침이어서 대부분의 기존 예금자들은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안과 묶어서 이 법안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법안 통과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