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苦戰의 단초

〈제2보〉(19~38)=퍄오원야오(23)는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중국인이지만 혈관에선 한국민의 피가 흐른다. 경상북도 출신의 할아버지가 일제 때 흑룡강 지역 하얼빈으로 이주한 조선족 집안이기 때문. 국내 팬들이 그를 우리 발음인 '박문요'라 부르는 것도 그 같은 친밀감의 표현이다. 590명을 헤아리는 중국 내 프로기사들 중 조선족은 여성 강자 쑹룽후이(宋容慧·19) 五단을 포함해 단 2명뿐이다.

19에 백이 20으로 둔 것은 상변을 중시하겠다는 전략. 21, 23은 이 형태에서의 상투 수법이지만 축이 좋을 때만 성립한다. 25로 참고1도 1은 6까지 흑이 난처해진다. 25로는 참고2도 1, 3으로 먼저 젖혀 있고 5까지 처리하는 게 수순. 6으로는 7이 정수지만, 이렇게 두어오면 흑도 9에 붙여 충분히 싸운다.

26에 끊어 흑이 먼저 젖혀 있지 않은 죄를 추궁한다. 31까지 부분적으론 흑이 만족스럽지만 백도 선수를 잡아 불만이 없다. 다만 32는 33자리가 요소. 거꾸로 33을 빼앗긴 것이 고전의 단초가 됐다. 37은 참고3도가 더 좋았다. 백은 38로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