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담배회사가 흡연 위험 숨겼다" 배상 판결 많아

이번 국내 담배소송에서는 폐암 환자들이 패소했지만, 미국에서 진행된 소송에서는 법원이 담배회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많았다.

담배 소송 2심 재판부는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를 1심보다 더 적극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담배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제조됐고 흡연은 당사자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담배회사측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배상책임도 함께 인정됐다. 그중 2009년 3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폐암 환자 유족측에 7950만달러(약 892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오리건주 대법원은 "필립모리스는 담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과학적으로 흡연과 다른 질병이 상관관계가 있는 게 확실하지 않다고 흡연자들이 잘못 인식하도록 했다"며 필립모리스의 불법행위를 인정했고 연방대법원도 그대로 판결했다.

또 미국에서는 내부 고발자나 법원 명령으로 담배회사 내부의 기밀 문건 등이 공개되면서 담배회사가 흡연자들의 중독성을 높여 담배 판매를 늘리기 위해 담배에 포함된 물질의 함유량을 조작하는 등 불법행위가 적발됐다는 사실도 국내에서 진행된 소송과 다른 점이다. 향후 진행될 국내 담배 소송에서도 폐암환자측이 승소하려면 미국 사례처럼 담배회사가 불법행위를 했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